- 2019/10/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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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10/2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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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다정한 대화를 나누지 않고 며칠이 지속되면 정말 서글퍼진다
어쨌든 나는 공동체를 기억하고 그들을 계속 궁금해하고 그들을 떠올리고 내 곁에 있다고 상상한다
그들이든 그든 나를 기억하지 않아도 좋다
계속 그 기억을 껴안고 장례식을 길고 길게 치를 것이다 장례 치뤄지지 못하는 것들, 장례를 치루지 못하고 떠나보낸 자들 모두를 위한 의식을
그렇지만 그러려면 딱 한 사람 정도는 나를 다정하게 대해줘야 한다
나는 내 일에서 일했습니다
나는 내 잠에서 잠잤습니다
나는 내 죽음에서 죽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떠날 수 있습니다
- 2019/10/25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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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그대들과 나는 영원한 남으로서 서로 복되다. 나는 나 자신의 절박한 오류들과 더불어 혼자서 살 것이다. 내 적막은 아주 못 견딜 만하지는 않았다. 사랑은 불가능에 대한 사랑일 뿐이라고, 그 칼은 나에게 말해주었다. 영웅이 아닌 나는 쓸쓸해서 속으로 울었다. 이 가난한 글은 그 칼의 전언에 대한 나의 응답이다. 사랑이여 아득한 적이여, 너의 모든 생명의 함대는 바람 불고 물결 높은 날 내 마지막 바다 노량으로 오라. 오라, 내 거기서 한줄기 일자진으로 적을 맞으리.)
- 2019/10/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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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혼자였던 아이가 있었다. 아이는 바다 한가운데서 솟아났다. 눈을 뜬 아이는 물에 떠있는 것이 편안하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아이는 사구에 있었다. 눈 앞에 넓게 펼쳐진 바다가 보였지만 더 이상 바다에 둘러싸여 있지는 않은 것이었다.
아이는 물론 바다라는 말도 사구라는 말도 몰랐지만 자신이 밟고 있는 곳이 단단하지만 딱딱하지는 않다는 것을 알았다. 눈앞에 펼쳐진 것, 방금까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 안에서 세계가 출렁인다는 것도 알았다.
아이는 기어본 적도 없지만 이동할 수는 있었다. 몸 사이로 공기가 들어올 공간을 만들면 자신이 보는 풍경이 바뀌었다.
- 2019/10/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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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에 썼던 '나에 대해 쓰기'
지금은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아주 많지만.
2019.03.06
어제(미술이론글쓰기 첫 수업) 나에대해 썼던 글을 다시 써본다.
나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우리 가족 문화를 이야기해야 한다. 누구든가족 문화의 영향을 받았겠지만 나의 경우 그 영향이 특히 큰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인문학을(인문학만을) 사랑하고 그것으로 경제활동을 하며, 독일 지식인 문화를 체험하고 체화했다. 이러한 배경은 나의 일상생활에깊이 들어와있다. 내가 옷을 소비하는 방식이 이를 보여준다. 옷을사든 안 사든, 나는 책이 아닌 옷을 사는데 돈을 쓰고 싶다는 내 욕구가 거북하다. 그리고 내게 ‘예쁜 옷’이란지성과 검소함을 표상하는 것이어야 한다. 내가 상상할 수 있는 지성은1900년대 중반 독일 지식인 문화를 모델로 하는 것이고 당연히 패션센스는 포함하지 않는다. 그러므로책과 옷의 욕구를 절충해 옷에서 지성을 발견하겠다는 것은 공상이다. 마찬가지로 지적이고 전문적인 문화가행운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속박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어떻든 가족 문화 안에서 만들어진 나의 사고방식과경험 세계로부터 비켜난다면 내가 지금의 나와 어떻게 같고 다른 사람일지 궁금하다.
나와 언니는 표면적으로 상당히 비슷한 유년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렇지만나와 언니가 각자 어떤 정서와 이야기에 감동받는지를 살펴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내게는 우리 둘의미감 차이가 앞의 질문과 관련해 흥미롭다. 이 차이를 요약하는 듯 여겨지는 각자 좋아하는 예술작품의대립쌍이 셋 있다. 언니는 렘브란트의 노년 자화상을, 나는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을 좋아한다. 언니는 어린 시절 자기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책으로 일리아스를꼽고, 나는 초원의 집을 꼽는다. 언니는 영화 렛미인을, 나는 이다를 가장 좋아한다.
렘브란트와 베르메르의 그림은 일단 정적이다. 그런데 렘브란트의 그림의조용함은 베르메르의 그림의 평온함과 다르다. 그 조용함은 강렬한 감정이 응축된 것이다. 반면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보이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풍경이다. 렘브란트의그림은 관객을 그림 안에 사로잡고, 베르메르의 그림은 관객의 시선이 화면을 따라 느리게 움직이도록 제안한다.
일리아스와 초원의 집 모두 완결된 세계를 보여준다. 일리아스와 초원의집의 세계는 각각 나와 언니의 내면세계이다. 나도 언니도 그 세계를 완충지대 삼아 현실을 경험한다. 그렇지만 그 세계의 정서는 사뭇 다르다. 일리아스가 삶과 죽음, 시간과 멸망의 이야기로 인간의 존엄을 말하는 서사시라면 초원의 집은 살림을 가꾸고 정돈하는 하루하루의 풍경에관한 동화이다. 언니는 일상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발견하고 언어화하지만 나는 매 순간의 풍경 안에서내 몫을 가꾼다.
렛미인과 이다에서 주인공들은 실존적 결단을 내린다. 렛미인은 세상으로부터버려진 두 아이의 사랑 이야기이다. 남자아이는 또래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여자아이는 뱀파이어로 숨어산다. 영화는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를 괴롭히는 아이들을 죽이고 짐가방에 숨은 채로 둘이 여행을 떠나며 끝난다. 둘이 서로를 받아들이는 과정에는 피가 흐른다. 둘은 모스부호를 통해대화한다. 렛미인의 두 사람이 세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꿈꾼다면, 이다의 주인공 안나는 세상 안으로 들어가는 결단을 내린다. 이다는수녀원에서 자란 안나가 수녀원 밖에서 자신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세상의 잔인함을 목격하고 신에 대해 질문하는 로드무비이다. 하지만 안나의 여정은 신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기 이전에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다에서 신의 실재에 대한 의문은 참혹한 현실 앞에서 안나는 신과 자신을 분리하기 보다 신에게질문하며, 꿈꾸기보다 경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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